프리다이버 비토미르 마리치치, 29분 06초 잠수 세계 기록 경신

훈련과 과학이 만든 세계 최장 호흡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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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버 비토미르 마리치치, 29분 06초 잠수 세계 기록 경신

크로아티아 출신 프리다이버 비토미르 마리치치(Vitomir Maričić)가 지난 6월 14일, 무려 29분 3초 동안 숨을 참으며 세계 기록을 새로 썼다. 이전 기록을 약 5분이나 앞당긴 수치다.

마리치치는 도전 전 순수 산소를 10분간 흡입하며 준비했다. 이는 혈액 속 산소를 평소보다 5배 가까이 채워 넣는 과정으로, 훈련되지 않은 일반인에게는 위험한 방식이다. 실제로 순수 산소 흡입은 산소 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 의료 감독 아래 경쟁 프리다이버만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숨 참기의 과학적 배경도 흥미롭다. 사람의 뇌와 목에는 이산화탄소(CO₂)와 산소(O₂) 농도를 감지하는 화학수용체가 있는데, 평소에는 이들이 호흡을 촉발한다. 하지만 산소를 충분히 공급한 상태에서는 이 신호가 늦게 오고, CO₂에 대한 반응도 둔화되어 평소보다 훨씬 긴 호흡 참기가 가능해진다. 마리치치의 기록은 이러한 원리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결과였다.

그는 이미 세계적인 프리다이빙 챔피언으로, 산소 보조 없이도 약 10분간 숨을 참을 수 있다. 심지어 수심 10m에서 240kg 스쿼트를 기록한 특이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도전은 단순한 ‘세계 기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마리치치는 바다 보호 단체 Sea Shepherd와 협력해 ‘Fit for the Ocean’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번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그는 “플라스틱 오염이 주목받고 있지만, 진짜 가장 큰 위협은 남획(overfishing)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우리가 바다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결국 그 결과를 우리가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