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음주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갤럽(Gallup)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의 54%만이 술을 마신다고 답했으며, 이는 역대 최저치다. 특히 여성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적당한 음주조차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어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떤 양의 알코올도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고, 미국 공중보건국 비벡 머시(Vivek Murthy) 장관 역시 음주와 암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언급하며 경각심을 높였다. 이로 인해 “적당한 음주”라는 개념이 점점 설득력을 잃고, 금주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변화는 일방적이지 않다. 여전히 미국 Z세대 성인의 70% 가까이는 술을 마시고 있으며, 위험과 즐거움 사이의 균형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술 대신 니코틴 파우치, THC 음료 등 새로운 대안을 찾으며, 절제와 쾌락을 동시에 추구하는 ‘캘리 소버(Cali sober)’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술 없는 클럽 문화인 ‘소프트 클러빙(soft clubbing)’은 술 없이도 음악과 사회적 교류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술에 대한 태도는 양극화되고 있다. 누군가는 건강을 이유로 술을 멀리하고, 다른 이는 사회적 연결과 의식을 이어가기 위해 여전히 술잔을 든다. 중요한 건 이제 “술을 마시느냐 마시지 않느냐”가 아니라, 그 빈자리를 어떤 대안이 채울 수 있느냐는 점이다. buzz(취기), ritual(의식), social pull(사회적 매력)을 동시에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술의 자리는 점점 더 빠르게 좁아질 것이다.